밝은 미래: 20대의 감각과 생각 〈2부〉

강대현 김도경 김민정 김희연 심현희 이혜주 웹진 <결> 편집팀

  • 게시일2023.10.23
  • 최종수정일2023.10.27

제2차 세계대전기 일본군‘위안소’ 성노예 제도가 전쟁범죄로 공론화된 지 30여 년이 지났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생존자 증언과 법정 투쟁, 한일 외교 공방을 거쳐 역사 대중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 사회의 20대 대학생들에게 이 문제는 어떻게 와 닿을까.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는 서울 소재 대학생 6명에게 넓은 의미에서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나눠달라고 요청하였다. 수요시위와 소녀상 지킴이, SNS 해시태그로 운동하는 세대, 피해자 증언을 직접 들은 적이 없이 영화와 소설로 ‘할머니’를 만난 사람들, 나비 배지와 추모 팔찌를 사고 모금과 기부를 하는 기념 산업의 자연스러운 소비자. 사회적 기억과 기념의 미래 주역으로 종종 호명되는 ‘청년’은 집합적 주체로 존재하는가? 그들을 만나보자. 

-좌담 일시: 2023년 8월 16일 
-사회: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학술기획팀 이헌미, 황진경, 정나라
-대담: 강대현, 김도경, 김민정, 김희연, 심현희, 이혜주
-정리: 퍼플레이컴퍼니 

 

Q. 연구소에서 주최하는 학술 콜로키움, 북토크, 전문가포럼을 견학한 소감이 어떠셨는지요.

심현희

학술 콜로키움과 전문가포럼에 참석했는데, 전문가분들의 토론을 지켜보며 보다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었고 다양한 관점을 접하며 지식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혜주

〈벌새〉 북토크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학 입학 후 첫 전공 과제가 영화 〈벌새〉를 보고 리포트를 쓰는 것이었어요. 그로부터 시간이 꽤 흐른 뒤 북토크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김보라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영화를 보던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군‘위안부’에 관한 이야기를 현대 여성과 결부시켜 말씀해주신 것도 좋았고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 가져야 할 자생력은 무엇인가, 무너지지 않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에 대해 생각하곤 하는데 감독님이 그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김도경

학술 콜로키움을 온라인으로 들었는데 ‘위안부’ 문제를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어요. 사회적 인식 자체가 연구의 주제가 되는 것도 흥미로웠고요.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역사의 일부 또는 감정적으로만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콜로키움에 참여하면서 보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됐습니다. 

김민정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막연히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분노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학술 콜로키움에 참석한 후, 민족주의적인 시각으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면 피해 당사자들을 정치적으로 대상화하여 문제 해결 과정으로부터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정말 유익하고 큰 도움이 됐어요.

(왼쪽부터) 김민정, 김도경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Q.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50년도 더 된 오래된 일일 뿐이며 이제는 과거를 잊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혹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성과 인권이라는 좀 더 넓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위안부’ 문제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어떤 연관성(접점)이 있을까요? 

이혜주

피해자분들이 인정할 만한 사과와 보상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를 용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건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성착취 문제를 보면 N번방 등의 디지털 성폭력을 예로 들 수 있을 텐데요, 이러한 범죄의 핵심은 여성의 힘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성들을 노예화하는 방식인 거죠. 그렇다면 우리는 피해자에게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이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와 연결 지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대현

결국 하나의 통일된 의제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최소한 일본군‘위안부’ 문제만큼은 초당적인 논의가 이뤄져야죠. 

김희연

과거를 덮어두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지금의 여성혐오 범죄와 개별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여성에 대한 범죄, 성착취에 대해서는 국가적으로 통용되는 확고한 상식이 필요합니다.

김민정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잊는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한 국가의 전쟁범죄를 잊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에요. 전쟁에서 자행됐던 여성에 대한 심각한 성적 학대와 집단 폭력을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는 것이고, 그것은 절대로 미래를 위한 일이 될 수 없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합의를 계속해서 도출해 나가야 하고, 제2의 ‘위안부’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국제법규와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과 인식 전환이 뒷받침되어야 해요.

김도경

현재도 수많은 성범죄가 일어나고 있고 여성혐오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는 것이 성숙한 시각을 갖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심현희

‘위안부’ 문제는 여성의 인권과 성평등을 논하는 중요한 주제예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과거를 묻는다는 것은 인권과 정의를 배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더 공정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해결해야 합니다.

김민정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Q. 현재도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인들에 의한 성폭력 범죄 이야기가 뉴스에 종종 나오기도 하는데요. 1960~70년대에 베트남 전쟁에 파병된 한국군 또한 민간인 학살과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국내에서도 주한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 기지촌이 만들어졌고 여성들이 강제 성병 검사를 받거나 구타, 살해 등 폭력적인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이러한 이슈들과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가진 특이성이나 차별성이 있을까요? 혹은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혜주

정부가 개입한 구조적 성범죄라는 것이 ‘위안부’ 문제가 지닌 특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민족주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피해자들의 삶과 인권이 파괴됐다는 점에 분노하기보다는 한국 여성들이 일본군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는 점에 분노하는 것 같아요. 그러한 점에서도 차별성을 갖는 것 같고요. 

김민정

국가 자체가 가부장제 프레임과 남성주의적 관점에서 여성을 자산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일본에 민족의 자산을 빼앗기고 유린당했다는 점에서 분노하는 거죠. 미군 기지촌 여성들에 대한 관점 또한 마찬가지예요. ‘우리의 자산을 이용해 이익을 창출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거죠. 베트남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일들은, 우리의 치부를 들춰내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있어 공론장에 오르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김도경

일본군‘위안부’는 일제강점기의 지배구조하에서 이뤄진 폭력이고, 공장 취업이나 국가,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속아서 간 분들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도 특이성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베트남전쟁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범죄를 처음 알았을 땐 굉장히 충격을 받았어요. ‘위안부’ 피해의 경우와 달리 한국이 가해국이 된 거잖아요. 우리가 가해를 저지른 역사적 과거도 동등한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현희

‘위안부’ 문제와 다른 전쟁에서의 성폭력 문제는 각각의 맥락과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고통과 인권 침해는 공통적으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쟁점이죠. 따라서 정확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왼쪽부터) 김희연, 이혜주, 강대현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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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현, 김도경, 김민정, 김희연, 심현희, 이혜주, 웹진 <결> 편집팀 2023.10.30

글쓴이 강대현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및 경영학과 재학생. 국제 관계학을 주요 관심사로 삼아 공부하고 있다. 서강대 검은 알바트로스에서 서울대 검은 학과의 연대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학교 내부에서 ‘의기제’ 기획단을 진행하는 등 사회 문제 관심을 갖고 활동 중이다. 

글쓴이 김도경

서강대학교 사회과학부 재학생. 법, 정치, 역사 등에 관심이 있으며 앞으로 세상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가고 싶다.

글쓴이 김민정

서울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재학생. “Lieben belebt”(사랑이 살게 한다)는 괴테의 말을 좋아한다. 모든 스러지는 것들을 사랑의 언어로 일으켜 기록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공부하고 있다. 

글쓴이 김희연

덕성여자대학교 사학과 및 문화인류학과 학부생. 역사, 문화, 여성 인권 등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끊임없이 부유하고 앞날의 일은 알 수 없으나, 그런 와중에도 언제나 진심을 전하고 싶다.

글쓴이 심현희

덕성여자대학교 사학과 재학생. 4.19 민주묘지역 일대 도시재생사업, 문화재청이 주최한 청년세계유산지킴이 대외활동에 참여했다. 현재는 콘텐츠 분야에서 일하며 졸업을 준비하고 있다.

글쓴이 이혜주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전공 재학생. 미디어와 게임, 여성의 삶에 관심이 많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사랑이 당연하게 정의되는 사회에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글쓴이 웹진 <결> 편집팀

Editorial Team of Webzine <Ky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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